"여성운동, 투쟁 이미지 벗고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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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상담소 작성일12-08-30 11:51 조회15,553회 댓글0건본문
경향신문 | 2007-07-12 09:48
학교 성적은 물론 각종 시험을 휩쓰는 여성들.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육군사관학교 등 3군사관학교의 수석 입학과 졸업도 여학생들이 휩쓸고, 사법고시는 물론 해외근무가 필수인 외무고시에서도 ‘여풍’이 드세다. 세계적 학자들까지 21세기는 능력 있는 알파걸들이 맹활약하는 여성시대라고 한다.
일부 남성들은 우리 사회가 이미 여성상위시대라며 역차별을 호소하고 이명박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들이나 남성들은 “난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밝히는 것을 자신이 ‘양성평등적이고 쿨한 남성’과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어떤가. 최근 무대 안팎에서 거침 없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박혜미씨가 “난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가 숱한 논쟁에 시달렸다. 여성 정치인이나 커리어 우먼들 역시 “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휴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는 것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숱한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았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김신명숙, 박미라씨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책들을 펴냈다. 페미니즘 카운슬링인 ‘김신명숙의 선택’과 감성치유 에세이 ‘천번 만번 괜찮아’로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을 만났다. 왜 이들이 갑자기 부드럽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언니’로 변신했을까.
▲첫번째 책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로도 부족해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까지, 가장 과격한(?) 페미니스트의 대표 주자인 김신명숙씨가 ‘사랑하는 언니가’란 이름으로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해주니 좀 어색하다.
김신명숙(이하 김)=요즘 언론에 비친 한국 여성들을 보면 정말 맹활약하는 것 같다. 일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란 말이 공감대를 얻어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또 학업, 리더십, 운동 등 모든 면에서 남자를 앞선다는 신세대 알파걸들 때문에 남학생들이 기를 못 편다고 불안해하는 아들을 둔 엄마들의 하소연도 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70%가 여성이고, 최근 주요 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에 30대 기혼여성 500명이 신청했는데 그 이유가 자녀 양육 때문이었다. 30대 초반의 우수한 행원들이어서 오히려 은행 측이 당혹해했단다. 거침 없는 알파걸과 능력이 있어도 직장을 떠나야 하는 기혼 여행원 사이에 도대체 뭐가 있는 걸까. 여전히 여성들을 옥죄는 거대한 사회구조와 가부장제도에 신음하는 여성들에게는 채찍질보다 손잡아 일으켜 세워 함께 가줄 언니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언니의 심정으로 글을 썼다.
▲초대 ‘이프’ 편집장인 박미라씨는 유쾌한 페미니즘을 보여주긴 했으나 이렇게 포근한 언니로 변신할 줄은 몰랐다.
박미라(이하 박)=20년 동안 페미니스트로 많은 여성을 만나면서, 또 고민을 담은 여성들의 사연을 읽고 고민하면서 내가 발견한 것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초라하고 위축된 마음이었다. 아무리 당차고 야무져 보여도, 큰소리 치고 있어도 ‘내 잘못일지도 몰라, 내 탓일 거야, 내가 자초한 불행이야, 나는 운이 없나봐’ 등의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나도 그랬다. 자책감과 죄의식에 시달려 위축되고 초라해진 나 자신과의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 초라해진 나를 치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깊은 연민을 갖고 위로하는 것이다. 불안한 내면의 나에게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설사 네 탓이라고 해도 괜찮아, 그래도 널 미워하지 않을 거야’란 끝없는 위로가 필요할 것 같아 그 위로를 나누고 싶었다.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는 책을 쓴 후 해마다 안티미스코리아 대회를 연 덕분에 용모지상주의의 대명사였던 미스코리아 대회가 공중파에서 케이블로 밀려났다. 그런 이유로 싸움닭이나 투사의 이미지가 강한데 페미니스트로 각종 비난과 오해를 받으면서 살기 힘들지 않은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거의 매장을 당하는 수준이던데….
김=인터넷 댓글은 거의 보지 않고 또 내 앞에서 직접 욕을 하는 이들은 없어서 페미니스트로 살기가 고통스럽지는 않다. 물론 등 뒤에서 쏟아지는 화살은 느낀다.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을 펼친 덕분에 남자들로부터는 ‘이름 4자 쓰는 여자’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4자 이름을 갖는 게 유행 아닌가?(동방신기의 미키유천 등을 뜻하는 듯) 물론 오해도 많이 받는다. 페미니스트라면 남편도 없고 성생활도 하지 않으며 딸만 두었을 것이라는 편견들…. 그런데 매우 외조를 잘하는 남편과의 성생활도 원만하고, 아들도 있다.
박=김선배는 인터넷 댓글을 전혀 읽지 않아 평화롭지만 내가 김선배 것까지 대신 읽어 혼자 고통을 감내한다. 대부분 페미니스트는 사생활이 불행하거나 어릴 때부터 여자로서 엄청나게 차별과 상처를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치명적 상처를 받은 이들은 이렇게 열정을 갖고 여성운동을 할 수가 없다. 나 역시 결혼하고 엄마가 된 후에야 여성의 존재를 깨닫고, 페미니즘에 눈떴다.
▲남성들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페미니스트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그동안 여성들은 조용히 침묵하던 것이 관습법이었는데 갑자기 큰소리를 내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놀란 남성들이 다른 여성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하고….
박=보통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야단 맞는 기분이 든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자신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곁에서 ‘넌 왜 나처럼 당당하게 살지 못하냐’고 질책 당하는 것 같기도 할 게다. 독일의 여성학자가 쓴 ‘나는 나’란 책에 보면 남편의 상습적 폭력에 시달린 주인공이 이웃 여성들로부터 “왜 맞고 사냐, 당장 이혼해라”란 말을 듣지만 이혼하지 않는다. 그러다 한 친구가 “그렇게라도 살아 있는 네가 장하고 기특하다”란 위로의 말을 듣고서야 이혼을 결심한다. 그동안 페미니스트들이 여성들에게조차 냉정하고 무서운 존재로 비쳐졌다면 그건 화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독거리는 치유자로서 페미니스트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김=내 역할 역시 페미니즘의 대중화이다. 그래서 미스코리아 대회 등의 대중적 이슈를 끌어냈고 글쓰기를 통해 소통하려 한다. 여성들은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페미니즘이 뭔가 궁금한데 대부분의 책은 학술적이고 너무 어렵다. 이 책은 양성평등한 세상을 살아갈 대학생들에게 페미니즘의 부교재로 읽히고 싶어 여성학자들에 대한 내용도 다뤘지만 쉽고 편안하게 읽히도록 썼다.
▲요즘은 여성단체에서도 날카로운 비판과 피켓 시위보다는 풍자 퍼포먼스 등으로 부드럽게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다른 여성이나 남성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는 수단이라는 의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미 부드러워진 두 페미니스트들은 또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
김=독일에서 페미니즘에 눈을 떴고 귀국 후 ‘이프’ 등을 통해 페미니스트들과 만난 것은 내 인생의 축복이다. 만약 이념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로 즐겁게 일하는 페미니스트들과 만나지 못했다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계속 방황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이들이 아니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가장의 책임과 성공신화를 강조하는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다 평등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제대로 알려진다면 남녀 모두 행복할 것이다.
박=우리는 큐피드의 사랑의 화살을 쏘는 이들인데 때론 독화살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상처 받고 아파하는 이들의 손을 꼭 잡고 어깨를 다독여주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글 유인경 선임기자·사진 이상훈기자〉
학교 성적은 물론 각종 시험을 휩쓰는 여성들.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육군사관학교 등 3군사관학교의 수석 입학과 졸업도 여학생들이 휩쓸고, 사법고시는 물론 해외근무가 필수인 외무고시에서도 ‘여풍’이 드세다. 세계적 학자들까지 21세기는 능력 있는 알파걸들이 맹활약하는 여성시대라고 한다.
일부 남성들은 우리 사회가 이미 여성상위시대라며 역차별을 호소하고 이명박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들이나 남성들은 “난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밝히는 것을 자신이 ‘양성평등적이고 쿨한 남성’과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어떤가. 최근 무대 안팎에서 거침 없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박혜미씨가 “난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가 숱한 논쟁에 시달렸다. 여성 정치인이나 커리어 우먼들 역시 “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휴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는 것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숱한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았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김신명숙, 박미라씨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책들을 펴냈다. 페미니즘 카운슬링인 ‘김신명숙의 선택’과 감성치유 에세이 ‘천번 만번 괜찮아’로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을 만났다. 왜 이들이 갑자기 부드럽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언니’로 변신했을까.
▲첫번째 책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로도 부족해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까지, 가장 과격한(?) 페미니스트의 대표 주자인 김신명숙씨가 ‘사랑하는 언니가’란 이름으로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해주니 좀 어색하다.
김신명숙(이하 김)=요즘 언론에 비친 한국 여성들을 보면 정말 맹활약하는 것 같다. 일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란 말이 공감대를 얻어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또 학업, 리더십, 운동 등 모든 면에서 남자를 앞선다는 신세대 알파걸들 때문에 남학생들이 기를 못 편다고 불안해하는 아들을 둔 엄마들의 하소연도 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70%가 여성이고, 최근 주요 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에 30대 기혼여성 500명이 신청했는데 그 이유가 자녀 양육 때문이었다. 30대 초반의 우수한 행원들이어서 오히려 은행 측이 당혹해했단다. 거침 없는 알파걸과 능력이 있어도 직장을 떠나야 하는 기혼 여행원 사이에 도대체 뭐가 있는 걸까. 여전히 여성들을 옥죄는 거대한 사회구조와 가부장제도에 신음하는 여성들에게는 채찍질보다 손잡아 일으켜 세워 함께 가줄 언니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언니의 심정으로 글을 썼다.
▲초대 ‘이프’ 편집장인 박미라씨는 유쾌한 페미니즘을 보여주긴 했으나 이렇게 포근한 언니로 변신할 줄은 몰랐다.
박미라(이하 박)=20년 동안 페미니스트로 많은 여성을 만나면서, 또 고민을 담은 여성들의 사연을 읽고 고민하면서 내가 발견한 것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초라하고 위축된 마음이었다. 아무리 당차고 야무져 보여도, 큰소리 치고 있어도 ‘내 잘못일지도 몰라, 내 탓일 거야, 내가 자초한 불행이야, 나는 운이 없나봐’ 등의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나도 그랬다. 자책감과 죄의식에 시달려 위축되고 초라해진 나 자신과의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 초라해진 나를 치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깊은 연민을 갖고 위로하는 것이다. 불안한 내면의 나에게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설사 네 탓이라고 해도 괜찮아, 그래도 널 미워하지 않을 거야’란 끝없는 위로가 필요할 것 같아 그 위로를 나누고 싶었다.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는 책을 쓴 후 해마다 안티미스코리아 대회를 연 덕분에 용모지상주의의 대명사였던 미스코리아 대회가 공중파에서 케이블로 밀려났다. 그런 이유로 싸움닭이나 투사의 이미지가 강한데 페미니스트로 각종 비난과 오해를 받으면서 살기 힘들지 않은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거의 매장을 당하는 수준이던데….
김=인터넷 댓글은 거의 보지 않고 또 내 앞에서 직접 욕을 하는 이들은 없어서 페미니스트로 살기가 고통스럽지는 않다. 물론 등 뒤에서 쏟아지는 화살은 느낀다.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을 펼친 덕분에 남자들로부터는 ‘이름 4자 쓰는 여자’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4자 이름을 갖는 게 유행 아닌가?(동방신기의 미키유천 등을 뜻하는 듯) 물론 오해도 많이 받는다. 페미니스트라면 남편도 없고 성생활도 하지 않으며 딸만 두었을 것이라는 편견들…. 그런데 매우 외조를 잘하는 남편과의 성생활도 원만하고, 아들도 있다.
박=김선배는 인터넷 댓글을 전혀 읽지 않아 평화롭지만 내가 김선배 것까지 대신 읽어 혼자 고통을 감내한다. 대부분 페미니스트는 사생활이 불행하거나 어릴 때부터 여자로서 엄청나게 차별과 상처를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치명적 상처를 받은 이들은 이렇게 열정을 갖고 여성운동을 할 수가 없다. 나 역시 결혼하고 엄마가 된 후에야 여성의 존재를 깨닫고, 페미니즘에 눈떴다.
▲남성들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페미니스트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그동안 여성들은 조용히 침묵하던 것이 관습법이었는데 갑자기 큰소리를 내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놀란 남성들이 다른 여성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하고….
박=보통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야단 맞는 기분이 든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자신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곁에서 ‘넌 왜 나처럼 당당하게 살지 못하냐’고 질책 당하는 것 같기도 할 게다. 독일의 여성학자가 쓴 ‘나는 나’란 책에 보면 남편의 상습적 폭력에 시달린 주인공이 이웃 여성들로부터 “왜 맞고 사냐, 당장 이혼해라”란 말을 듣지만 이혼하지 않는다. 그러다 한 친구가 “그렇게라도 살아 있는 네가 장하고 기특하다”란 위로의 말을 듣고서야 이혼을 결심한다. 그동안 페미니스트들이 여성들에게조차 냉정하고 무서운 존재로 비쳐졌다면 그건 화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독거리는 치유자로서 페미니스트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김=내 역할 역시 페미니즘의 대중화이다. 그래서 미스코리아 대회 등의 대중적 이슈를 끌어냈고 글쓰기를 통해 소통하려 한다. 여성들은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페미니즘이 뭔가 궁금한데 대부분의 책은 학술적이고 너무 어렵다. 이 책은 양성평등한 세상을 살아갈 대학생들에게 페미니즘의 부교재로 읽히고 싶어 여성학자들에 대한 내용도 다뤘지만 쉽고 편안하게 읽히도록 썼다.
▲요즘은 여성단체에서도 날카로운 비판과 피켓 시위보다는 풍자 퍼포먼스 등으로 부드럽게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다른 여성이나 남성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는 수단이라는 의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미 부드러워진 두 페미니스트들은 또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
김=독일에서 페미니즘에 눈을 떴고 귀국 후 ‘이프’ 등을 통해 페미니스트들과 만난 것은 내 인생의 축복이다. 만약 이념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로 즐겁게 일하는 페미니스트들과 만나지 못했다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계속 방황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이들이 아니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가장의 책임과 성공신화를 강조하는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다 평등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제대로 알려진다면 남녀 모두 행복할 것이다.
박=우리는 큐피드의 사랑의 화살을 쏘는 이들인데 때론 독화살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상처 받고 아파하는 이들의 손을 꼭 잡고 어깨를 다독여주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글 유인경 선임기자·사진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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