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싸우면 우리도 힘들어요"

 가정폭력.이혼 등 극단적인 경우만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니다. 눈치 빠른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돼도 부모가 싸웠는지, 왜 그랬는지 다 안다. 부부싸움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어린 시절을 훔친다=놀 궁리, 공부 걱정만으로도 바빠야 할 아이가 부모에까지 신경쓰다 보면 쉽게 조숙해진다. 그것에 대한 원망은 의외로 아이들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아직 어려 말을 못 알아들을 것 같아도 일단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보여줘야 나중에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이는 어른이 된 후에라도 꼭 사과받고 싶어 한다.

▶항상 불안한 아이를 만든다=부모의 갈등에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은 아이를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느끼게 하고 행동에 자신감을 잃게 만든다. 부부싸움 하는 모습을 직접 안 보도록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차라리 아이에게 부부간 갈등 상황을 가능한 한 털어놓고 아이의 의견을 묻는다든지, 부부 스스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 해결된 경우에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아이에게 설명해주도록 한다.

▶친밀한 관계를 불신하게 한다=아이가 커서 결혼을 피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부부가 다시 친밀해진 모습을 보여주든지,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아이를 위해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다른 가정을 자꾸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낫다.